아르헨, 13년만에 또 디폴트 상황

입력 2014-08-01 02:11
아르헨티나가 2001년에 이어 13년 만에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미국 2개 헤지펀드 채권단이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막판 채무상환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하지 못해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수순을 밟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000억 달러의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후 채권단과 협상을 거쳐 채무 조정에 합의했으나 당시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던 헤지펀드 NML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캐피털은 원리금 전액 상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었다. 지난 6월 미국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들 헤지펀드에 채무 전액(15억 달러)을 상환하지 않으면, 앞서 채무 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에 이자를 지급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후 진행된 아르헨티나와 헤지펀드의 협상은 모두 결렬됐고, 30일로 채무상환 유예기간이 만료돼 디폴트가 확정됐다.

아르헨티나는 헤지펀드 2곳에 채무를 전액 상환하면 이미 채무 조정에 합의한 대다수 채권자들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갚아줘야 하기 때문에 디폴트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적자 지속, 외환보유액 감소 등 가뜩이나 문제가 많은 아르헨티나 경제는 디폴트로 인해 취약성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아르헨티나 채무 위기 영향은 최소한의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