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청소년(18세 이하) 핸드볼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백 유소정(18·의정부여고).
그녀는 지난 15일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해단식이 끝난 뒤 집으로 간 유소정은 샤워만 하고 곧바로 집을 나섰다. 그녀는 섭섭해 하는 어머니에게 “이번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빨리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영희(46)씨는 “소정이는 지고는 못 사는 악바리 성격”이라며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며 집을 나서는 딸을 붙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케도니아에서 진행 중인 제5회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유소정은 공만 주면 득점을 올리는 특급 골잡이다. 29일(한국시간) 일본과의 16강전에서 12골을 터뜨린 유소정은 개인 득점 순위에서 1위(56골)를 달리고 있다. 유소정은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선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50골을 넣어 이효진(64골)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전체 득점 순위에선 6위에 올랐다.
유소정은 지난달 2일 주니어대표팀 소집 때부터 두 달 가까이 훈련과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타고난 체력 덕분에 힘들다고 푸념하는 일이 없다. 키 167㎝, 몸무게 58㎏인 유소정은 부모로부터 운동 능력을 물려받았다. 아버지 유병삼(49)씨는 매주 축구를 즐기는 운동광이며, 어머니는 중·고교 시절 육상을 했다. 성격이 활발한 것도 유소정의 장점이다. 그녀는 성격이 밝아 친구,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경기 땐 성격이 돌변해 인정사정없다. 요즘 딸이 계속 좋은 활약을 펼쳐 기분이 좋다는 어머니 이씨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즐겁게 최선을 다해 뛰라는 말을 딸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소정은 의정부 가능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한 계기로 핸드볼을 시작했다. 핸드볼팀이 훈련하고 있던 체육관에 갔다가 감독의 눈에 띈 것이다. 감독은 소질이 있어 보이는 유소정에게 공을 한번 던져 보라고 했다. 왼손잡이인 유소정은 장난삼아 슛을 던졌고, 그의 슛을 본 감독은 입이 딱 벌어졌다. 이렇게 핸드볼을 시작하게 된 유소정은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유소정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30일 “유소정은 앞으로 한국 여자핸드볼을 이끌 재목”이라며 “황금세대의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진출할 예정인 유소정은 국제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 해외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핸드볼 황금세대 선두주자 우생순 신화 다시 쓴다… 한국 여자청소년 대표 유소정
입력 2014-07-31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