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7·30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 단일 후보에 맞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나 당선자는 ‘서울 3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차세대 여성 대표 정치인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나 당선자의 국회 입성이 새누리당의 향후 역학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비주류가 주축이 된 김무성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가속화된 새누리당 내 ‘탈박’ 기류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친이 등 새누리당의 계파 해체 움직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야권 단일화에 빗대 “저와 동작 주민과의 연대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들어간다면 국회가 좀 더 국민 속으로 다가가기 위한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면서 “우리 지역, 동작구의 발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나 당선자는 또 “주민 속으로 들어가 더 많이 듣고 더 낮은 자세로 임했던 게 선거 승리 요인”이라며 “정치권에서의 끼리끼리 연대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없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치열하게 경쟁했던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 대해선 “열심히 하셨고,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높은 인지도 덕분에 ‘스타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나 당선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의 필승 카드로 일찌감치 검토돼 왔다. 그러나 나 당선자는 출마를 고심하다가 이완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간곡한 설득을 받아들여 선거에 나섰다.
재보선 선거전 초반에는 나 당선자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쉽지 않은 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24일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으며 예측불허의 승부를 연출했다. 하지만 나 당선자는 노 후보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한 뒤 정치적 침묵기를 지내 온 나 당선자는 이번 승리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나 당선자는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의 길을 걸었다. 정계 입문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총재가 이끌었다. 나 당선자는 2002년 9월 법원에 사표를 내고 당시 이회창 대선 후보의 정책 특보를 맡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출마해 압승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 대변인, 두 차례 최고위원 등 힘 있는 자리도 거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패배한 뒤 19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3선 고지 막차를 탔다.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딸로 인해 정치권과 거리를 둘 때 지적발달 장애인 스포츠 단체인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野단일화’ 누르고 차세대 리더로 부상… 3년 만에 귀환한 나경원
입력 2014-07-31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