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의 대표적 격전지인 전남 순천·곡성과 서울 동작을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50% 안팎의 압도적인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대체적으로 과거 재보선의 투표율보다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순천·곡성은 무려 51.0%로 투표율 1위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맞붙으면서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사전투표 직전 야권 단일화를 이뤄낸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팽팽한 대결을 벌인 동작을도 46.8%로 역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 광산을은 22.3%, 부산 해운대·기장갑은 22.9% 투표율로 전국 15개 선거구 중 최하위권에 그쳤다. 각각 야당과 여당의 텃밭이어서 당락이 사전에 손쉽게 예측됐고, 유권자들이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주에서는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를 둘러싼 공천 파동이 낮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권의 경우 수원을(권선) 27.2%, 수원병(팔달) 30.8%, 수원정(영통) 31.1%, 평택을 29.8%, 김포가 35.8%를 각각 기록해 김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국 평균치(32.9%)를 밑돌았다. 여야가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꼽고 유독 공을 들인 지역이지만 정작 지역주민들로부터는 외면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보선은 투표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다. 2000년 이후 14차례 치러진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은 35.3%다. 게다가 올해는 6월에 지방선거가 실시돼 상반기 재보선을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말 실시했다.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지난해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재보선 사전투표율(7.98%)이 나왔다. 하지만 최종 투표율을 대폭 상승시키지는 못했다. 어차피 투표에 참여했을 유권자들이 휴가 등을 이유로 편의상 날짜를 바꿔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휴가철임에도 과거 수준의 투표율을 유지한 것은 사전투표의 덕을 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격전’ 순천·곡성-동작을 투표율 50% 안팎 깜짝
입력 2014-07-31 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