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한길‘올인’… 임태희 꺾은 박광온 막판 역전극

입력 2014-07-31 04:45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당선자가 30일 경기 수원정 보궐선거 승리가 확정된 직후 선거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목에 건 채 두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수원=서영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57) 당선자는 경기 수원정(영통)에서 여권 거물인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를 꺾었다. 야권에 우호적인 표밭, 정의당과 단일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영통에 천막 상황실까지 설치하며 ‘올인’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두 대표는 박 당선자의 막판 역전극 덕에 수도권 싹쓸이 패를 간신히 면했다.

박 당선자는 MBC에서 24년간 근무하며 기자와 앵커를 거쳤다. 이명박정부 당시 MBC 보도국장을 마지막으로 언론계를 떠났다. MBC 출신인 같은 당 신경민 최고위원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2009년초 MB가 저를 앵커에서 자르기 전, 박 후보를 먼저 보도국장에서 잘라냈죠. 임태희 후보는 당시 칼자루 쥔 쪽”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당선자는 2012년 4·11총선에서 해남·진도·완도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박 당선자는 이번에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김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지만 문재인 의원도 그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계파 색깔이 엷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 두루 두루 우군이 많은 셈이다.

박 당선자는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임 후보에 뒤처졌다. 방송기자와 당 대변인 등을 지냈지만 정치신인과 다름없었고, 임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지방선거 직전까지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한 같은 당 김진표 전 의원이 “박광온이 곧 김진표”라며 적극 지원하면서 열세를 따라잡았다. 또 박 당선자의 딸이 트위터에 ‘SNS에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라는 이름의 선거 지원 계정을 개설하고 위트 넘치는 응원 글을 올린 것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여기에다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막판에 사퇴하면서 단일후보가 된 것도 야권 표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수원정 투표율이 30%를 갓 넘치는 데 그치자 박 당선자는 개표에서 우세가 확인되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