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선교지 문화·정보를 한눈에

입력 2014-07-31 03:11
‘선교한국 2014대회’에 참가한 청년·학생들이 30일 평택대 캠퍼스 행사장에서 중동의 전통의상을 체험해보고 있다. 평택=강민석 선임기자

30일 오후 3시 경기도 평택대 학생관 야외무대. 아프리카 선교관이 차려진 이곳에 보츠와나 전통의상을 입은 서승학 선교사가 등장했다. 동물 뼈와 자갈을 엮은 줄을 양발에 묶은 그가 발을 구르며 보츠와나 전통춤을 선보이자 관객들 속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무더운 날씨로 연신 손부채를 부치면서도 80여명의 관객들은 서 선교사가 외치는 구령에 따라 즐겁게 박수 치고 발을 굴렀다. 무대 옆에는 아프리카 지도에 작은 인형으로 국가별 종교를 표시한 ‘아프리카 종교분포도’가 전시돼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선교한국은 올해 최초로 전 세계의 다양한 춤과 노래, 음식문화를 체험하며 선교지 정보를 익히는 ‘지구촌 한마당’을 개최했다. 지구촌 한마당은 문서와 영상자료로 선교지 정보를 접하는 선교단체 박람회와 달리 참가자가 직접 문화행사에 참여해 선교현장을 체험하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평택대 곳곳에 차려진 선교관을 둘러보며 각 대륙의 선교 현황과 문화를 체험했다. 대학원동에서 열린 ‘중동선교관’에는 이집트 전통의상을 입은 선교사들이 인도와 터키, 중동 지역에서 두루 마시는 짜이(밀크티)와 깔까데(허브티), 터키전통과자 바끌라바를 판매하며 중동 지역의 음식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중동선교관 한쪽에선 차도르, 히잡, 따끼아 등 이슬람 전통 모자를 써 볼 수 있는 ‘이슬람 의상체험’과 ‘헤나 문신 체험’ 코너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프론티어스선교회는 중동선교관에 요르단으로 피난 온 시리아 난민이 손으로 만든 손수건과 지갑, 열쇠고리 등 기념품을 파는 ‘시리아를 도웁시다(Help Syria)’ 코너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기념품 판매 수익은 모두 시리아 난민을 돕는 데 쓰인다.

9개 건물에 설치된 지구촌 한마당 선교관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경험하려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관을 체험한 대학생 태남경(24·여)씨는 “인도 전통음식도 맛보고 북한 떡도 직접 만들어 보는 등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며 “문화체험을 하며 기도 제목도 알게 돼 선교지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구촌 한마당은 이밖에 내전과 천재지변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가상시나리오를 따라 해보는 ‘미션 서바이벌’, 한국의 선교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 ‘한국 선교 역사관’도 마련됐다. 선교한국 관계자는 “그간 선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강의 위주여서 참가자가 직접 선교지 체험을 해 보자는 의미로 지구촌 한마당을 기획했다”며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다음 대회에서도 계속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