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격전’ 순천·곡성-동작을 투표율 50% 안팎 깜짝

입력 2014-07-31 03:45
7·30 재·보궐 선거의 대표적 격전지인 전남 순천·곡성과 서울 동작을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50% 안팎의 압도적인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대체적으로 과거 재보선의 투표율보다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순천·곡성은 무려 51.0%로 투표율 1위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맞붙으면서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사전투표 직전 야권 단일화를 이뤄낸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팽팽한 대결을 벌인 동작을도 46.8%로 역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 광산을은 22.3%, 부산 해운대·기장갑은 22.9% 투표율로 전국 15개 선거구 중 최하위권에 그쳤다. 각각 야당과 여당의 텃밭이어서 당락이 사전에 손쉽게 예측됐고, 유권자들이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주에서는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를 둘러싼 공천 파동이 낮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권의 경우 수원을(권선) 27.2%, 수원병(팔달) 30.8%, 수원정(영통) 31.1%, 평택을 29.8%, 김포 35.8%를 각각 기록해 김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국 평균치(32.9%)를 밑돌았다. 여야가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꼽고 유독 공을 들인 지역이지만 정작 지역주민들로부터는 외면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보선은 투표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다. 2000년 이후 14차례 치러진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은 35.3%다. 게다가 올해는 6월에 지방선거가 실시돼 상반기 재보선을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 말 실시했다. 이번 선거는 시기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는 의미다.

실제 여름에 실시됐던 재보선 투표율은 평균을 밑돌았다. 2010년 7월 28일 34.1%, 2006년 7월 26일 24.8%, 2002년 8월 8일 29.6%에 그쳤다.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지난해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재보선 사전투표율(7.98%)이 나왔다. 이례적으로 재보선에 큰 관심이 집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치권은 긴장하면서 유불리를 따지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신기록을 찍은 사전투표율도 최종 투표율을 대폭 상승시키지는 못했다. 결국 어차피 투표에 참여했을 유권자들이 휴가 등을 이유로 편의상 날짜를 바꿔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분산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휴가철임에도 과거 수준의 투표율을 유지한 것은 사전투표의 덕을 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접전지역의 경우 10%를 넘어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였고 높은 최종 투표율로 이어지기는 했다. 전남 순천·곡성과 동작을은 각각 13.23%, 13.22%로 사전투표율에서도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