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뜨거운 국산·수입차 경쟁

입력 2014-07-31 02:23 수정 2014-07-31 17:06
한 고객이 충북 청주의 기아자동차 드라이빙센터에서 시승 준비를 하고 있다. 기아차는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드라이빙 센터를 연말까지 1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한 직원이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부품물류센터에서 부품 재고를 파악하고 있다. 이 곳은 5만 9600개의 부품을 보관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기존의 서비스센터를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드라이빙센터’ 겸용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차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에게 기다리는 동안 기아차를 탈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수입차의 공세 속에 점점 줄고 있는 국내 판매량을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기아차는 연말까지 전국 18곳에 드라이빙센터를 갖출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드라이빙센터는 지난해부터 구축이 시작돼 지금까지 전국 직영서비스센터 8곳, 영업점 7곳 등 15곳에 설치됐다. 기아차는 연말까지 서울 강서와 창원의 직영서비스센터 2곳, 강원도 원주의 영업점 1곳에 드라이빙센터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의 정비거점에서 드라이빙센터를 함께 운영함으로써 수리와 시승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서비스공간으로 서비스센터를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서울 강남, 경기도 일산, 부산, 인천, 대구 등의 드라이빙센터 10곳에서는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이 가능하다. 예컨대 기아의 K9과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을 차례로 타볼 수 있다. 각 드라이빙센터는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가져다주는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승 경험은 실제 차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1년여간 서울 강남 드라이빙센터에서 시승한 1만7400명 가운데 18.4%인 약 3200명이 기아차를 샀다고 밝혔다. 스포티지(25%) 쏘렌토(24%)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매 비율이 높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기존에 비해 2.5배 더 커진 부품물류센터를 국내에 지었다. 부품 수급을 원활히 해 국내에서 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0일 경기도 안성 일죽면에 위치한 신규 부품물류센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축구장의 2.5배인 1만7800㎡ 규모에 5만9600개의 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곳으로 520억원이 투자됐다. 조규상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새로운 부품물류센터 준공으로 전체 부품 재고를 50% 더 늘렸고 수요가 많은 부품의 경우 기존의 2배를 확보했다"면서 "앞으로는 고객이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독일 본사에 부품을 주문하면 화물기를 통해 서비스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6∼8일이 걸렸다. 그러나 국내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함으로써 전날 저녁에 수리나 교체 의뢰가 들어와도 다음날 오전이면 정비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수입사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서울·경기 지역은 하루 2차례, 지방은 하루에 1차례 부품을 공급하고 야간에도 배송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부품물류센터 건립이 중장기적으로 부품 가격 하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사장은 "물류센터 설립으로 최적화된 물류와 운영비용을 부품 가격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품물류센터를 갖게 되면서 수입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정 르만(Reman) 부품'도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고객의 차량에서 분리하거나 회수한 부품을 엄격한 절차에 따라 재생산한 것으로 새 부품 가격의 평균 74%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안성=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