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따른 강물의 수질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생체모방형 수중로봇(일명 로봇물고기·사진)’이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3월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연구개발(R&D)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봇물고기는 4대강 수질 조사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2010∼2013년 개발했다. 산업기술연구회는 최종평가위원회를 통해 연구목표 달성도, 기술적 우수성, 경제적 우수성 등 평가에서 86.2점을 받아 사업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유영속도 등 측정결과가 누락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평가위원회는 이를 사업계획서상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속여 발표했다.
로봇물고기는 직접 테스트한 결과 모두 불량품으로 밝혀졌다. 유영속도는 초당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23㎝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를 장착해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가 아예 없었다. 로봇물고기끼리의 위치인식 등도 제작된 9대 가운데 7대가 고장 나 측정 자체가 불가능했다.
수중 통신속도와 거리도 사업계획서상 목표치(속도 4800bps, 거리 500m)에 훨씬 못 미치는 200bps, 50m였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57억 들인 4대강 ‘로봇물고기’ 헤엄도 제대로 못치는 불량품
입력 2014-07-31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