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미술사전’ 김달진, 평생 모은 미술자료 2만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

입력 2014-07-31 02:11

‘걸어 다니는 미술사전’으로 불리는 김달진(59·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이 40여년간 모은 미술자료 2만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김 소장은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정형민 관장과 자료 기증 협약식을 가졌다.

김 소장이 기증한 2만점 중에는 1926년 조선총독부에서 편찬한 보통학교 도화첩 제4학년 아동용, 1956년 창간된 미술잡지 ‘신미술’ 창간호, 구한말 서양화가 겸 미술평론가 윤희순(1902∼1947)이 쓴 ‘이조의 도화서잡고’가 실린 잡지 ‘향토’ 창간호 등이 포함됐다. 미술사적으로 가치와 의미가 있는 자료들이다.

서울산업대 금속공예과와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화예술학과를 나온 김 소장은 월간 ‘전시계’와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 등을 거쳐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편집인을 맡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미술관과 갤러리에 배낭을 메고 나타나 각종 자료를 모아 ‘움직이는 미술자료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동안 수집한 미술 자료는 18t에 달한다. 발품을 팔아 수집한 자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전용공간임차지원사업’ 일환으로 서울 마포구에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하며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9월 30일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마땅히 갈 곳이 없게 되자 김 소장은 고심 끝에 미술관에 자료를 기증했다.

한국미술정보센터에서 제공하던 도서와 전시 팸플릿 등의 열람 서비스는 중단하는 대신 미술연구소와 미술자료박물관은 11월 종로구 홍지동으로 옮겨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평생 모은 자료를 국립미술관에 기증하게 돼 기쁘면서도 아쉽다”며 “정부가 ‘문화융성’을 주창하면서도 자료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비엔날레 등 가시적인 것에 치중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