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시장 크기 비해 작품 너무 많아”

입력 2014-07-31 02:09
구성찬 기자

“한국 뮤지컬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 크기에 비해 작품이 많다는 것이죠. 제작자 스스로 자제해야 합니다. 정부에선 부가세를 없애주거나 연말정산 혜택 등을 줘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음 달 4∼1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인근에서 열리는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창작뮤지컬의 성장을 돕고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한 주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갈라쇼, 특설 공연과 아카데미 수업 등이 이어지고 국제 콘퍼런스 행사를 통해 한국 뮤지컬 산업의 발전 방향과 해외 진출 통로 등에 대한 토론도 나눈다. 뮤지컬 ‘난타’의 제작자이자 창작뮤지컬을 다수 제작한 송승환(57·PMC 프로덕션 회장·사진) 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이번 축제 중 100분 토론의 진행을 맡았다. 그를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PMC 프로덕션 사무실에서 만났다.

송 이사장은 “제작자들 사이에선 새로운 작품을 올려서 투자를 받아야 전 작품에서 생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감당하기보다 좋은 창작 작품을 발굴해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1회 축제 때부터 이어져온 ‘예그린 앙코르’는 뮤지컬계의 바람을 담아 만들어졌다. 3∼5개의 창작 작품을 프리뷰 형식으로 공연해보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제작비 지원은 물론, 다음해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인기리에 공연된 작품으로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라스트 로열패밀리’ 등이 있다.

창작 뮤지컬 활성 방안을 물었다.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해 라이선스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뮤지컬의 경우 기획부터 막이 오를 때까지 평균 5년이 걸린다”며 “숙성기간이 필요한 건데 국내 창작 뮤지컬은 비용 문제 때문에 수정하고 길들이는 기간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송 이사장은 “장기 대관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세트, 의상 등에 들어간 비용 대비 관객 수가 많아져 티켓값이 내려갈 수 있다”며 “스타 쟁탈전으로 번진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넓히고 공연 기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