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디스토피아에서도 지켜야할 것, 오직 사랑

입력 2014-08-01 02:04 수정 2014-08-01 22:50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창래가 ‘생존자’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다섯 번째 작품이다. 올해 1월 책이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에 특집 기사가 실리는 등 미국 언론과 문단의 대대적인 관심을 받았다. 지역 간 높은 담으로 가로막힌 미래의 미국 사회. 그곳에서 살아가는 한 소녀의 환상적이고도 기이한 모험담.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세계의 진실을 그렸다.

차터, B-모어, 자치주로 나뉜 가상의 미국 사회. 차터 사람들은 B-모어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 B-모어 사람들은 그들이 시키는 일을 하며 안정감을 제공받는다. B-모어 지역에서 수조용 물고기를 키우는 17세 중국계 잠수부 판. 그녀는 차터 지역으로 잡혀간 남자친구 레그를 찾아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판이 그곳에서 목격하는 현실이 충격적이다.

저자는 “두려움에 떠는 물고기는 행복한 물고기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계급사회, 정치와 돈, 생명과 의학 등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직조했다. 자유보다는 안정감, 개성보다는 고착화를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생생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우리가 지켜야 할 단 한 가지는 ‘사랑’이라는 깨달음을 판의 여정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