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 “어린이에 먹일 유산균, 선택 제1의 조건은…”

입력 2014-08-05 02:11
유산균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류일 교수는 임상적으로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유산균을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적으로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것, 그리고 시판제품과 동일한 품종으로 임상이 진행된 유산균이 추천됩니다. 또한 모든 아이들에게 유산균을 먹이기보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먹여야 하나’라는 고민을 한번쯤은 해본다. 이러한 고민에 명쾌한 답은 없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유산균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유산균은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일종의 세균이다. 약 300여종의 장내 세균이 있고 나라마나 생활환경에 따라 그리고 개인마다 존재하는 균이 모두 다르다”며 “임상적으로 증명된 유산균인 경우 아이들에게 추천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여러 균에 노출된다. 또한 스스로 외부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정상세균총(normal flora)’을 형성시킨다. 정상세균총은 사람의 여러 장기와 조직에 존재하는 일종의 좋은 세균이다.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분만 시 어머니의 산도에서 유익균을 흡수하고 태어나 정상세균총 형성이 빠르다. 하지만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정상세균총의 형성이 늦어지고, 정상 분만아보다 유해균이 소화관내에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 교수는 “제왕절개로 태어났거나 혹은 미숙아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것은 정상세균총이 덜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산균 등 유익균을 복용해 빨리 정상세균총이 형성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미숙아들의 경우 괴사성 장염 발생률이 많기 때문에 일부 유산균을 투여하기도 한다. 류일 교수는 이러한 경우에도 임상적으로 검증된 유산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산균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균이 살아 있는지, 균의 양은 어떠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류 교수는 “균이 살아서 장기까지 잘 도달할 수 있는지 균의 생명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연령에 따라 유산균 복용의 양이 다를 수 있어 균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후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또 하나 시중에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식품 등의 유산균에는 첨가물이 포함돼 있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같은 품종의 유산균은 많이 복용하면 효과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장까지 살아서 도달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위산에 견디는 내산성 품종이 추천된다. 유산균제품 중에는 삼중코팅에 몇 백억 마리의 유산균을 표방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장까지 살아서 효과를 발휘하는 유산균이 적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라면 특별하게 유산균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된장이나 청국장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더운 여름철 소아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세균성 장염 예방을 위해 류 교수는 ‘철저한 개인 위생’을 당부했다. 류일 교수는 “아이들의 장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음식 보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