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들은 대부분 착하고 똑똑합니다. 기아 상태의 얼굴만 떠올리는 것은 부정적인 시각을 고착화시킵니다. 선교 역시 시혜의 차원에서 탈피해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잠비아 박성식(46·사진) 선교사는 30일 한국에는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 관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인들은 게으르고 가난해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오랜 식민지배를 받은 결과일 뿐”이라며 “잠비아인들의 경우 새벽부터 일어나 차비 1달러를 아끼려고 2시간을 걸어 출근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 선교사에 따르면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는 오전 6시만 되면 출근 인파로 도로가 붐빈다. 국민들의 심성이 순해 주변 국가들과 달리 내전도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독교인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인종의 기원을 성경에서 찾는 것이다. 박 선교사는 “노아의 아들 함의 저주로 흑인이 생겼다고 믿고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저주는 함이 아니라 가나안이 받았으며 함과 흑인을 동일시할 수도 없다. 인류는 하나의 인종이라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1996년 케냐를 시작으로 올해로 18년째 아프리카 선교에 힘쓰고 있다. 2001년부터는 국제SIM선교회에 소속돼 잠비아 선교를 시작했고 3년 전부터 잠비아SIM선교회 대표직을 맡고 있다. 104년 역사를 가진 잠비아SIM선교회로서는 첫 비서구권 대표다.
잠비아SIM선교회는 2008년부터 병원 학교 신학교 설립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선교에서 다음세대에게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 선교로 전환했다. 최근엔 스포츠 프로그램인 ‘스포츠 프렌즈’와 컴퓨터 교실인 ‘ten3’를 도입했다. 또 현지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도록 돕고 있다. 잠비아 인구의 70%가 15∼30세라는 사실을 주목하고 스포츠와 컴퓨터를 활용한 것이다.
“선교지의 주인은 결국 현지인입니다. 현지인들에게 제자훈련을 시켜 리더로 세우고 그들이 다시 선교사를 파송할 때까지 돕다가 무대 뒤로 사라지는 게 선교사의 역할입니다. 잠비아인들은 평균 수명이 남자 49세, 여자 50세입니다.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집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박 선교사는 올바른 선교를 위해서는 외부인의 ‘안경’부터 벗으라고 조언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많습니다. 무조건 돕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협력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세요.”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잠비아 박성식 선교사 “아프리카 선교, 시혜 차원서 벗어나 자립 도와야”
입력 2014-07-31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