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1조여원 영업손실… 창사이래 최악

입력 2014-07-30 03:51
현대중공업이 올 2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애초 최대 수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됐으나 이를 뛰어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28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1분기 영업손실 1889억원에 비해서도 적자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9일 “조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형 공사의 공정 지연 및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사손실충당금 5000억원을 쌓은 게 영업손실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해양플랜트 등의 공사 차질을 감안해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미리 실적에 반영한 것이다.

2분기 매출도 12조81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1%, 전 분기보다 5.2% 줄었다. 조선 부문의 선가 하락과 건설장비 판매 감소 등이 매출이 줄어든 이유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영업적자와 매출감소 폭이 더욱 확대됐다”며 “발주처와의 계약 변경을 통해 이미 발생한 손실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적인 조선경기 침체에도 꾸준히 수주를 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왔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8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현대중공업은 실적 악화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앞으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경영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인력과 조직, 제도를 재편해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경영위기 상황에 대한 임직원의 인식을 환기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날 ‘경영현황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달에는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했다. 해양플랜트와 영업담당 임원 2명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공시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