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와 중재 노력에도 이스라엘은 '장기전 대비'까지 공언하며 이를 외면했다. 잠깐의 소강국면 끝에 폭격이 재개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다시금 민간인과 어린이 사상자가 속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자국민들에게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우리를 죽이려고 건설된 하마스의 땅굴과 로켓을 제거하지 않고선 이번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평화의 선행조건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하마스 측은 "네타냐후의 위협에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주민도 겁먹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어린이 대학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자 서부 샤티 난민촌에서는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공원 놀이터에 떨어져 12세 이하 어린이 9명이 숨지는 등 이날 최소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또 무인기와 탱크 등으로 가자 최대 병원인 시파 병원 인근과 가자 유일의 화력발전소를 포격했다.
가자 남부 칸유니스에서는 지난 25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려 사망한 임신부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제왕절개 수술로 살아남았다는 기적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상자가 속출하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위원인 야세르 아베드 랍보는 29일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단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파가 24시간 휴전을 제안한다"며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로 파견돼 다음 단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 제안에 즉각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이, 가자지구 놀이터 공습 어린이 9명 숨져
입력 2014-07-30 04:37 수정 2014-07-30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