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예고한 ‘자사고 재지정 종합평가’를 거부하고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재지정 평가 탈락 통보를 받은 안산동산고는 도교육청 청문회에서 “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협의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 교육감들의 자사고 탄압 정책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자사고 종합평가(3차 평가)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협의된 평가(1차 평가)는 이미 받았기 때문에 새 평가를 또 받을 이유는 없다”며 “2차 평가가 ‘폐지’를 염두에 둔 상황에서 진행된 것을 경험한 만큼 3차 평가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서울의 14개 자사고는 조 교육감 취임 직전 1차 평가를 받았고 취임 직후에는 ‘공교육 영향성 평가’ 항목이 추가된 2차 평가가 진행됐다. 1차 평가 결과는 전체 합격, 2차 평가는 전체 탈락으로 나타나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시기를 2016년으로 늦추고 8월에 새 종합평가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협의회는 ‘면접권’이 성적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조 교육감의 지적에도 반박했다. 협의회장인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면접은 교과 성적과 수상 기록을 일절 가리고 자기소개서와 대면평가만 활용한다”며 “건학이념에 맞는 인재인지 평가하는 것이지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다”고 맞섰다. 협의회는 면접권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등록금만 비싼 학교가 되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학생들만 지원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안산동산고에 대해 청문을 진행했다. 학교와 재단 측은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가 높고 자사고 지정 이후엔 정부 재정 지원도 받지 않을 만큼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의 소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지표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하며 도교육청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도교육청은 청문을 토대로 조서를 작성한 뒤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 취소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협의가 이뤄져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재평가 불가’ 입장을 밝힌 터라 번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전국 자사고 교장들 “조희연식 재평가 거부”
입력 2014-07-30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