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아이디 ‘sistermclark’는 28일 “여호와의 소리가 화염을 가르시도다. 여호와의 소리가 광야를 진동하심이여.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힘을 주심이여. 자기 백성에게 평강의 복을 주시리로다”는 시편 29편 일부를 올리며 해시태그 ‘#WeAreN’를 달았다. N은 기독교인을 뜻하는 아랍어 ‘나스라니(Nasrani)’의 첫 글자다. ‘우리 모두는 기독교인’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박해받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아이디 ‘sabrinadenicola’는 영어 알파벳 U와 비슷한 아랍문자 N을 손등에 적은 모습을 자기소개 사진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모술의 기독교인을 위해 기도한다”고 적었다.
세계 네티즌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박해받는 이라크 기독교인을 지지하는 온라인 연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19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옛 ISIL)’가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에서 기독교인의 집 벽에 아랍문자 N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만 골라 테러를 벌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네티즌들은 이 소식을 접한 날부터 현재까지 ‘우리도 그들과 같은 기독교인’이라는 의미를 담아 게시글 말미에 ‘#WeAreN’을 적거나 아랍문자 N이 포함된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모술뿐 아니라 이라크 전체와 시리아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기독교인의 안전도 기원했다. 또 이들 지역의 분쟁이 하루속히 종식되기를 기도했다.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이 운동은 큰 힘과 위안이 되고 있다. 최근 모술을 떠난 한 여성 기독교인은 미국의 기독교매체 크리스채너티투데이 기고문에서 “절망적 상황에 있지만 전 세계에서 답지하는 지지 메시지로 많은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의 최후통첩 후 나를 비롯한 많은 기독교인이 고향을 떠났다”며 “무장 세력은 기독교인의 집을 부수고 빼앗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저앉아 울고 싶지만 이내 하나님께 이 고난을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며 “세계인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나는 기독교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독교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불굴의 믿음을 보여줬다.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IS는 지난 18일 모술 기독교인에게 ‘개종하고 세금을 내라, 아니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목숨을 유지하려면 19일까지 모술을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후 기독교인 수천명이 모술을 떠났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WeAreN” 박해 속에 핀 아름다운 연대
입력 2014-07-30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