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 끝… 찜통더위에 첫 열사병 사망자 발생

입력 2014-07-30 02:55
전국 곳곳에 내리던 비가 29일 그치면서 올여름 장마도 사실상 끝났다. 장마전선은 30일 중부지방과 일부 내륙에 약간의 비를 뿌린 뒤 소멸할 전망이다. 장마가 끝나면서 남쪽에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낮에는 폭염이 이어지고 밤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장마는 20년 만의 ‘마른장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장마는 지난달 17일 제주도에서 시작했지만 장마전선이 더디게 북상해 중부지방은 27년 만에 가장 늦은 지난 3일에야 본격화됐다. 장마 기간 강수량도 적어 중부지방이 134㎜로 평년의 37%, 남부지방은 145㎜로 평년의 42% 수준이었다. 전국 평균 강수량 130.4㎜를 기록한 1994년 이후 비가 가장 적게 내린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장마가 물러가면서 폭염이 이어지겠다. 30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대전 32도, 광주 33도, 부산 31도 등으로 예상된다. 주말에도 서울·대전·광주 33도 등 전국 곳곳에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대야 현상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마른장마에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올 들어 첫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26일 경남에 거주하는 A씨(74·여)가 폭염 속에 밭에서 일하다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열사병으로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부터 지난 26일까지 모두 34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자의 20%는 A씨처럼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50대도 24.3%를 차지했다. 질환별로 열탈진이 181명(52.5%)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이 93명(27%), 열경련과 열실신이 각각 29명(8.4%)이었다. 환자들은 주로 작업장(97명) 논밭(65명) 길가(38) 등 실외에서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돼 있었다. 특히 69명(20%)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고령자, 어린이,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한낮에는 휴식을 취하는 등 기본 수칙만 지켜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성은 박세환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