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서예가이자 전각가인 국당 조성주(63·사진)씨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초·중·고 학창시절 소풍을 가면 전교생 앞에서 노래를 도맡아 했다. 하지만 가수의 꿈을 접고 서예가가 됐다. 일곱 살 때부터 배운 붓글씨가 그의 운명을 바꾸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2007년 첫 음반 ‘궤적’과 이듬해 ‘더디 가는 세월’에 이어 최근 3집 앨범 ‘즐거운 인생’을 출시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인사로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1, 2집 앨범이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담았다면, 3집은 대학마다 서예학과가 폐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방송과 콘서트 등을 통해 들려주면서 서예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것이다.
3집 앨범에는 조용필의 ‘창 밖의 여자’, 이광조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기존 노래를 편곡한 것과 조씨의 고향인 충남 서천을 배경으로 한 ‘신성리 갈대밭 연가’ 등 신곡을 포함해 총 33곡을 두 장의 CD에 담았다. ‘신성리 갈대밭 연가’는 청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벌써부터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서예와 음악은 고저장단이 있고, 강약과 경중이 있으며, 완급이 있다는 점에서 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2006년 한글날에 이상봉 패션디자이너와 붓글씨 패션쇼를 진행하고 붓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그는 2012년 법화경 7만여 글자를 6년간 하이퍼 전각으로 제작해 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향후 성경 전체 글자의 전각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형 선임기자
붓끝에 흐르는 가수의 꿈∼… 서예가 조성주씨 3집 앨범
입력 2014-07-30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