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자지구 놀이터 공습 어린이 9명 숨져

입력 2014-07-30 02:19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와 중재 노력에도 이스라엘은 ‘장기전 대비’까지 공언하며 이를 외면했다. 잠깐의 소강국면 끝에 재개된 교전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다시금 민간인과 어린이 사상자가 속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TV연설에서 자국민들에게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우리를 죽이려고 건설된 하마스의 땅굴과 로켓을 제거하지 않고선 이번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평화의 선행조건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공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하마스 측은 “네타냐후의 위협에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주민도 겁먹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어린이 대학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같은 날 긴급회의를 열고 “조건 없이 즉각 정전해야 한다”는 의장 성명을 발표했지만 별도의 구속력은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안보리 의장 성명이 하마스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의 안보적 필요를 무시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평화가 요원해진 가운데 가자 서부 샤티 난민촌에서는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공원 놀이터에 떨어져 12세 이하 어린이 9명이 숨졌다. 또 이스라엘 무인기가 가자 최대 병원인 시파 병원 인근을 공습해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가자 남부 칸유니스에서는 지난 25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려 사망한 임신부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제왕절개 수술로 살아남았다는 기적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