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온 동네를 제 집처럼 돌아다니던 똥개도 사람 눈치를 보며 피해 다닌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양식을 특히 여름철에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우스갯소리다. 몸에 좋다면 혐오식품도 가리지 않고, 한편으론 다이어트에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소모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건강과 미용을 동시에 챙기면서 싼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많다. 양파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양파는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적이며, 양파에 많이 들어 있는 글루타치온 성분은 간 기능을 좋게 하고,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비타민B1의 흡수를 높여 피로회복에 좋다고 한다. 예로부터 양파는 감기, 피로, 불면증, 동맥경화 예방과 혈액순환, 해열작용, 변비 예방, 간장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양파는 혈액 속의 불필요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녹여 없애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혈전 생성을 방지함과 동시에 혈전을 분해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기름진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성인병 발병률이 낮은 이유는 양파를 곁들여 먹는 식습관 덕분이며,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쌓을 때 2t이 넘는 무거운 돌들을 운반할 수 있었던 것도 노예들에게 매일 양파를 먹였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양파는 우리 몸을 위한 영양창고이면서 동시에 다이어트에도 탁월한 음식이다. 보양식을 쫓아다니며 애꿎은 데 눈 돌리지 말고 양파를 식습관화한다면 어떨까. 고기가 주 메뉴인 식당에서 후식으로 커피 대신 양파즙을 제공하고, 회식자리에서도 소주에 양파를 썰어 넣은 양파주를 활용한다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열 시 영양소 파괴가 적고 단맛이 우러나는 양파의 특성을 활용해 양파수프 양파튀김 양파닭고기찜 양파오징어볶음 등 다양한 양파 요리를 시도해 보는 것 또한 가족의 건강을 챙기고 맛도 챙기는 지름길일 것이다.
때마침 올해는 양파가 풍년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생산비에도 못 미쳐 양파 재배 농가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닌 이 때 농업인이 피땀 흘려 재배한 소중한 양파를 장바구니에 한 망 더 담아 우리 농업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영양창고의 대명사인 ‘양파’로 국민 모두가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국병곤(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장)
[기고-국병곤] 피라미드의 기적, 우리 몸의 보양식 양파 이야기
입력 2014-07-30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