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하루에 ‘A급 관심병사’ 2명이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군의 관심병사 관리가 여전히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밖에 안돼 또다시 관심병사 문제가 터져 나와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군의 대책 발표가 ‘빈말’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육군은 이날 오후 8시10분쯤 중부전선 3사단에서 근무 중인 박모(21) 이병이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날 오후 4시35분쯤에는 동부전선 22사단에서 복무 중이던 신모(22) 이병이 화장실에서 운동화끈으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22사단은 지난달 21일 임모(22) 병장이 GOP에서 총기사건을 일으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던 곳이다.
지난달 20일 이 부대에 전입한 박 이병은 A급 관심병사로 우울증 증세로 사단 의무대에서 2주간 약물치료를 받았다. 지난 5월에 입대해 이달 초 연대본부 직할부대인 전투지원중대로 전입한 신 이병은 입대 전에도 자살기도를 해 병무청 신체검사 시 정밀관찰을 요하는 병사로 분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는 신 이병을 A급 관심병사로 분류하고 당초 박격포병으로 배치됐던 보직을 본인 희망대로 취사병으로 변경해주고 또다시 좌표계산병으로 바꿔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징병검사나 전입 시 신체검사를 통해 A급 관심병사를 완전히 걸러내기가 쉽지 않고 병력자원 부족으로 관심병사의 병역을 면제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군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병영생활상담관을 늘리고 사고 방지를 위한 비전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관심병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관심병사로 분류되는 병사는 1만7000명에 달한다. 군은 징병검사 때와 신병교육대 때, 이병 및 일병(연 2회), 상병 및 병장(연 1회) 시절 각각 인성검사를 실시해 관심병사 여부를 식별한다. 관심병사는 A급(특별관리 대상) B급(중점관리 대상) C급(기본관리 대상)으로 분류·관리되고 있다.
관심병사 문제가 계속 터지자 군 당국은 현역 복무에 부적합한 병사를 조기 전역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부대 적응이 곤란한 병사가 식별돼도 정신과 군의관 진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서 현역 복무 부적합 결정까지 2∼3개월이 소요된다”며 “이 기간을 앞으로 1개월 정도로 단축시켜 현역 복무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 하루라도 빨리 부모 품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A급 관심병사’ 관리 어떻게 했길래…
입력 2014-07-29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