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총괄한 것으로 지목된 '김엄마' 김명숙(59·여)씨가 28일 검찰에 자수했지만 "(유 전 회장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은 모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도피 조력자들의 '입'을 통한 유 전 회장 사인 규명 작업도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검찰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유 전 회장 운전기사 양회정(55)씨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김씨와 양씨의 부인 유희자(52)씨는 이날 오전 6시 인천지검 당직실에 전화해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오전 8시30분 인천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회장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더 이상 도주할 필요와 명분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검찰에서 "자수하면 선처한다는 보도를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 도피 경로 등을 조사했으나 유의미한 단서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이) 별장에 있던 5월 중순까지 그곳에 내려가 밥도 해드렸지만 '5월 25일' 이후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은 5월 3일 전남 순천의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은신한 뒤 같은 달 25일 검찰 급습 때까지 머물렀다.
김씨는 자신도 유희자씨와 함께 5월 27∼28일 금수원을 빠져 나와 도피생활을 시작했으며 유 전 회장 사망 소식은 "TV를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유희자씨는 "금수원을 나온 이후 남편 양씨와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밤늦게 귀가시켰다. 공개수배 명단에 유일하게 남은 양씨는 아직 자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수행원 박수경(34·여)씨, 은신처 제공자 하모(35·여)씨를 구속 수감했다. 인천지법 최의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대균씨는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돈 99억여원을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대균씨를 통해 차남 혁기(42)씨를 비롯한 나머지 일가의 행방과 은닉재산 정보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천=정현수 기자 blue51@kmib.co.kr
[세월호 수사] 김엄마 “유병언 사망, TV보고 알았다”
입력 2014-07-29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