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D-1… 여야 막판 표몰이 총력] 반바지·빨간 운동화 유세 vs “세월호 무능정부” 철야농성

입력 2014-07-29 02:04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유의동 새누리당 후보(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28일 평택시 팽성시장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흰색 티셔츠와 흰색 반바지, 빨간색 운동화 차림으로 유세하고 있다. 유 후보 오른쪽과 왼쪽은 각각 김무성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 평택=김태형 선임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소속 의원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현장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 오른쪽으로 김한길 공동대표의 모습도 보인다. 구성찬 기자
7·30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다. 여당 지도부는 반바지 차림에 빨간 운동화까지 신었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경제 활성화’와 ‘민생 살리기’를 외쳤다. 야당은 선거구도를 세월호 수습 무능정권 심판론으로 몰고 가기 위해 철야농성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 등은 28일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파격적인 옷차림을 선보였다. 숫자 1이 적힌 흰색 티셔츠와 흰색 반바지를 입고 빨간색 모자, 빨간 운동화를 맞춰 착용했다. 티셔츠 뒷면에는 ‘기호 1번 찍으∼리’ ‘혁신 작렬’ 등의 문구가 써 있었다. 김 대표는 멋쩍은 듯 웃으며 “(새누리당이) 이렇게 변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국민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위의 키워드는 민생이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경제 활성화, 국가 대혁신을 추진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을 혁신하고 경제를 살릴 ‘경제 올인 여당’이냐, 세월호 사고를 정쟁거리로 삼는 ‘정쟁 올인 야당’이냐를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평택에 이어 서울 동작을로 이동해 표몰이를 이어갔다. 당 정책위는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을 현행 만 30세 이상에서 내년부터 20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행복한 여성공약’을 발표하며 민생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전날까지 세월호 이슈를 최대한 부각시키는 모습이 역력하다. 당장 소속 초·재선 의원 29명은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이 7·30재보선에 매몰돼 무엇보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를 방기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특별법 처리가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를 겨냥해 29일 특별법의 본회의 처리를 위한 결단과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국회 농성은 4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 요구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앞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 역시 ‘세월호 심판’이 주를 이뤘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참사 104일이 지났지만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어떤 변화도 거부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표로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특별법이 통과되면 국민이 미안한 마음을 조금 거두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지혜 최승욱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