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심병사 잇따른 자살, 관리 얼마나 허술했으면

입력 2014-07-29 02:30
지난 27일 하루 동안 ‘A급 관심병사’ 2명이 잇따라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군의 부실한 관심병사 관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0분쯤 중부전선 모 사단에서 근무하는 박모 이병이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앞서 동부전선에서도 신모 이병이 오후 4시35분쯤 역시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이 모두 입대한 지 몇 개월도 안 된 신참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신 이병은 지난달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2사단 소속이어서 아연실색하게 한다. 군은 이들의 자살 경위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GOP 총기난사로 동료 5명을 숨지게 한 임모 병장처럼 자살한 두 사병도 관심병사였다. 임 병장이 B급 관심병사였던 데 반해 박 이병과 신 이병은 이보다 더 심각한 A급 관심병사였다고 한다. 지난달 임 병장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군의 관심병사 대책이 그동안 얼마나 허술하게 이루어졌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입대한 신 이병은 입대 전 여러 차례 자살 시도 전력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징병 신체검사 중 병무청 정밀진단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고 자대 배치 이후에는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6월 20일 전입한 박 이병도 우울증 증세로 사단 의무대에서 2주간 약물치료를 받아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군은 이런 병사들에 대해 형식적인 상담만 하고 보직을 두 차례 바꿔주는 안이한 대처로 일관했다. 군이 사실상 두 이병의 자살을 방치한 셈이다. 군의 책임을 엄히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전체 병사의 20%가 관심병사로 분류되고 이 중 A급이 전체의 3.6%인 1만7000명이나 된다. 관심병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군이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반대로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할 수도 있다. 관심병사 관리를 원점에서 새롭게 점검해야 할 때다. 튼튼한 안보는 철저한 사병 관리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