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모든 사립고, 자사고化 해야”

입력 2014-07-28 15:45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이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교육 수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학 기자

안양옥(56)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27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폐지하기보다 오히려 모든 사립고를 자사고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회장은 “자사고의 우수 학생 선발로 인해 일반고가 황폐화되고 있다는 조 교육감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우수 학생 독점은 특목고에도 적용되는 문제인데 자사고를 없앤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사고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일반고의 3배 수준인 자사고의 등록금을 낮추고 모든 사립고에 교과 운영 자율권을 줘 ‘전(全) 사립고의 자사고화(化)’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2016년부터 모든 자사고 입시 전형에서 면접을 없애고 추첨제를 도입하겠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자사고의 면접권이 우수 학생을 독점하는 수단이 되면서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 된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학생 선발권(면접권)은 자사고에 주되 교육과정 자율권을 허용해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일반고·자사고·특목고 등으로 분류하는 대신 교육의 목표 지향성에 따라 인문계·직업계 고교로 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회장은 특히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직선제 폐지를 역설했다. 선거를 통해 교육감을 뽑으면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보다 정치지향적인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육감 직선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헌법소원을 다음달 중 내기로 했다. 그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자치를 올바로 구현하려면 주민 직선보다 정치적 중립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조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도 “직선제로 인해 나타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교육감이 공약의 덫에 걸려 ‘하향 평준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선거 공약이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는 것은 교육정치화의 폐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서는 법치를 강조했다. 전교조 전임자 미복귀에 관해서는 “법외노조가 된 데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전교조가 교육법치화의 길을 가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친(親)전교조 성향의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보수 성향의 교총 입지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교육에서 진보·보수라는 단어를 없애고 교육감은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