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금융권까지… 日 ‘자본침략’ 심상찮다

입력 2014-07-28 02:06
일본계 자금이 서민을 주 고객으로 하는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국내 대부업 시장의 절반 이상이 일본계 자금에 잠식당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 영업을 하는 일본계 업체 특성상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6395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자산(38조9727억원)의 14.5%를 차지했다. 국내 대부업 시장으로 진출해 오던 일본계 자금이 지난 2011년을 전후해 매물로 나온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저축은행 업계로 흘러들어온 결과다. 시작은 2011년 일본 오릭스그룹이 옛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해 사명을 바꾸고 거듭난 OSB저축은행이다. 오릭스그룹은 지난해 11월 스마일저축은행도 인수했다. 제이트러스트(JTRUST)와 SBI그룹도 옛 미래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각각 친애저축은행, SBI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달고 지난해 3월부터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부업계에서는 이미 2000년대부터 저금리를 무기로 한 일본계 자금이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해 현재 20여개 업체가 국내에서 영업 중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일본계 대부업체 대부 잔액은 4조4000억원으로 국내 대부업 전체의 55.1%를 차지할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 당국의 규제가 건전성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자금력이 탄탄한 일본계 업체는 당국 규제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금융권의 우수한 인력들도 일본계 저축은행으로 쏠림 현상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본계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가계신용대출 영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계 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액이 1조4000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5조3000억원)의 25.9%를 점유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영업 등으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경영 건전성과 함께 영업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