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통화 절상에 대응하려고 외환보유액을 늘려온 것인데, 급격한 자본 유출을 피하려면 외환보유액을 필요 이상으로 늘리기보다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게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11조9000억 달러로 이 가운데 아시아 42개국의 외환보유액이 7조4700억 달러로 전체의 62.8%에 달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은 2003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불었다.
중국(3조9900억 달러)과 대만(4235억 달러) 한국(3665억 달러) 홍콩(3202억 달러) 싱가포르(2780억 달러) 등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투기성 자금의 다량 유입과 이에 따른 급격한 통화 절상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빠르게 늘려 왔다. 그러나 외화 매입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대부분 상승해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3% 이상,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4% 이상 올랐다.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종료할 경우 그동안 아시아로 유입된 해외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금융연구원은 “과도한 외환보유액은 관리비용 증가 등으로 중앙은행의 정책운용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외화자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전세계 외환보유액 63% 亞에
입력 2014-07-28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