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는 ‘노장 전성시대’로 불릴 정도로 베테랑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8)과 NC 다이노스 손민한(39) 이호준(38) 등을 제외하면 노장들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뜸하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때문에 오랫동안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는 노장들이 많다.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37)는 최근 거취 논란 때문에 주목을 모았다. 김동주는 2012년부터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면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주로 2군에서 머물렀다. 올해에는 당뇨를 앓고 있으며 구단과의 불화가 있다는 소식만 들려온 채 단 한 차례도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김동주는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으나 올 시즌 종료 이후 상의하는 것으로 합의한 상태다.
LG 트윈스 이병규(40)와 류택현(43)은 지난해 LG가 11년만에 가을야구를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올 시즌 이병규는 종아리 부상 때문에 지난 5월말부터 2군 재활조에 머무르고 있다. 류택현 역시 컨디션 난조로 지난 4월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갔다. LG가 전반기 최악의 부진을 맛봤던 것은 바로 두 베테랑이 제몫을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안방마님으로 15년간 군림해온 진갑용(40)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진갑용은 현재 2군에서 재활훈련 중이다. 주전포수의 공백으로 삼성은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백업포수들이 훌륭하게 공백을 메운 덕에 진갑용의 존재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진갑용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IA 타이거즈 최희섭(35)은 올 시즌 거의 잊혀진 선수가 됐다. 지난해 9월 왼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최희섭은 여전히 재활중이다. 미국 생활을 접고 2008년 KIA 유니폼을 입은 최희섭은 그동안 이름값을 제대로 못했다. 입단 후 올해까지 8년 동안 100경기 이상 뛰었던 해는 2009년과 2010년 2년이었다. 나머지는 부상과 슬럼프를 겪었다.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는 SK 와이번스는 ‘국민 유격수’ 박진만(38)의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박진만은 개막 이후 2주만에 타구를 쫓다 오른쪽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박진만이 빠지면서 SK는 유격수 자리뿐만 아니라 내야진 전체가 흔들렸다. 유격수와 2루수를 번갈아 보는 김성현, 신현철, 나주환이 실책을 자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적적인 회복력을 보인 박진만은 이번달부터 타격 연습을 하며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프로야구 그 많던 노장들 어디로 갔나?
입력 2014-07-28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