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성도 출입금지.’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대성전 출입구마다 낯선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성전 안에서는 중국어로 부르는 찬양이 ‘쿵쿵’ 하는 악기소리와 함께 건물 밖까지 흘러나왔다. 입구 선반에는 금식 기도자들을 위한 500㎖짜리 생수 수백개가 놓여 있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동북아선교회 주최로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제26회 아세아성도방한성회는 ‘작은 중국’을 방불케 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크리스천 화교 28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3박4일간 금식하며 예배와 기도회, 세미나, 찬양집회 등을 통해 ‘영적 무장’을 새롭게 했다.
싱가포르 갱신기독교회 소속 펑위역(51·여)씨는 오산리기도원 방문만 벌써 4번째다. 그는 “남편 딸과 함께 왔는데 매번 치유와 성령충만 같은 특별한 은혜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세대 어학당에 재학 중인 파이신농(16·대만)군은 “이틀째 금식 중인데, 살아오면서 이렇게 길게 금식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몸에 힘은 좀 빠졌지만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집회에는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김삼환(명성교회)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김양재(우리들교회) 정재우(대조동순복음교회)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등이 예배 및 부흥회 설교자, 세미나 강사 등으로 나섰다.
통역 자원봉사자인 박향란(여·중국)씨는 “5년째 성회에 참가하는 이들을 만나고 있는데 성경 말씀에 갈급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아세아성도방한성회는 당초 ‘일본인 천만구령 성회’로 시작했다. 복음화율이 저조한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마련된 성회였는데, 10년 전쯤 세계 각국에서 온 화교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화교들을 위한 집회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최병구 동북아선교회 회장은 “자비로 비행기를 타고 와서 금식하며 신앙을 재무장하는 이들을 보면 신앙적 도전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 “10년 뒤에는 이슬람권 등 세계 70여개국에서 1만명 이상의 화교들이 참여하는 성회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비행기 타고 와 나흘 금식… 신앙 재무장
입력 2014-07-28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