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동왕자와 낙랑공주 볼까, 돈키호테에 빠질까

입력 2014-07-29 02:29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
유니버설발레단의 '돈키호테'
비운의 연인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볼까, 유쾌하고 떠들썩한 돈키호테에 빠질까. 한여름 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의 무대가 이어진다.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돈키호테’가 그 주인공. 아슬아슬한 사랑에 빠진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는 게 공통점. 하지만 사랑의 결말은 다르다. ‘왕자호동’이 위험한 사랑의 대가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면 ‘돈키호테’ 속 연인은 역경을 딛고 사랑을 이뤄낸다.

‘왕자호동’은 한국 전통설화인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를 바탕으로 한 창작발레다.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국 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 전쟁과 사랑, 배신, 죽음 등으로 얽힌 이야기를 2막 12장의 드라마로 풀어냈다.

국립발레단 초대 단장인 고(故) 임성남이 안무한 1988년 초연작을 바탕으로 2009년 새롭게 만들었다. 대본과 연출은 국수호, 안무는 문병남, 작곡은 조석연이 맡았다. 2011년 이탈리아 산카를로 극장 무대에도 올랐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역으로 객원 김현웅과 수석무용수 김지영, 정영재와 이은원이 각각 짝을 이뤄 호흡을 맞춘다. 8월 29·30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만∼10만원(1544-8117).

‘돈키호테’는 올해 개관 10년을 맞는 충무아트홀이 주최하고 창단 30주년이 되는 유니버설발레단이 제작하는 공연.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희극발레다. 1869년 프랑스 태생의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됐고, 이를 바탕으로 1900년 러시아 안무가 알렉산더 고르스키 등이 새롭게 만들었다. 국내에는 1997년 초연된 후 무용수들의 재치와 유머를 볼 수 있는 공연으로 호평 받았다.

발레는 소설과 달리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연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다. 돈키호테는 이들의 사랑을 이뤄주는 조력자로 나온다. 키트리 역은 강미선·이용정·홍향기가, 바질 역은 이동탁·콘스탄틴 노보셀로프·김태석이 맡는다. 8월 15∼17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 대극장. 2만∼8만원(02-2230-6601).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