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팀 박지성 한판승부…폭우 속에서도 5만 관중 ‘작별 인사’

입력 2014-07-26 04:06
박지성이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K리그 올스타 위드(with) 팀 박지성'전이 끝난 후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위 사진).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으로 나눠 진행된 경기에서 강수일이 첫 골을 성공시키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결혼식 행진 세리머니를 연출하고 있다. 신랑이 될 박지성이 쑥스러운 모습으로 신부 역할을 맡은 골키퍼 김병지에게 다가가고 있다(아래 왼쪽 사진). 김치곤이 김병지가 던진 부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열린 2014 K리그 올스타전 'K리그 올스타 위드(with) 팀 박지성' 경기.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과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폭우 속에서도 관중 5만여명이 운집해 끝까지 그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한 명씩 호명되며 입장할 때 팬들은 박지성의 이름을 가장 크게 불렀다. '팀 K리그'에는 이근호(상주 상무)를 비롯해 김승규(울산 현대), 김신욱(울산), 이동국(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등이 나왔다. '팀 박지성'에는 박지성, 이영표, 정대세(수원), 이천수(인천 유나이티드), 김병지(전남 드래곤즈) 등이 맞섰다. 양 팀의 지휘봉은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잡았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볼거리들이 나왔다. 전반 7분 팀 박지성의 강수일(포항)이 선제골을 터트리자 결혼 세리모니가 펼쳐졌다. 선수들이 두 줄로 나열한 뒤 박지성이 신랑, 김병지가 신부가 되어 꽃다발을 들고 걸어갔다. 오는 27일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을 앞둔 박지성을 위한 것이었다. '신부' 김병지가 던진 부케는 김치곤(울산)이 받았다.

전반 25분에는 김병지가 페널티지역을 벗어나 드리블을 시도해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김병지는 2001년 파라과이와의 A매치에서 이런 플레이를 해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던 아픈 과거가 있다. 히딩크 감독은 벤치에서 김병지의 '돌출' 플레이를 또다시 지켜봤다.

주인공 박지성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해 전반 30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가며 자신의 마지막을 알렸다. 그런데 후반 12분 다시 투입돼 관중석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더해 후반 18분 동점골까지 뽑아낸 박지성은 스승인 히딩크 감독과 '수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후 약속이나 한 듯 히딩크 감독을 향해 달려갔다. 이어 두 사람은 수건을 함께 뒤집어쓰고 서로를 끌어안았다. 박지성은 교체 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총 58분간이었다.

경기에선 K리그 사령탑들이 심판으로 변신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전반에는 하석주(전남) 감독이, 후반에는 최용수 감독이 주심으로 휘슬을 불었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반칙을 범한 현영민(전남)을 향해 달려가 옐로우 카드와 레드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현영민은 고민스런 표정으로 옐로카드를 선택해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경기는 6대 6으로 마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