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일촌 맺고 싶은 마음으로 찬양”

입력 2014-07-28 02:03 수정 2014-07-28 16:00
개그맨 유상무가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 인근 공원에서 CCM 앨범 발매 취지를 설명하면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개그맨 유상무(34)를 지칭하는 표현은 여러 가지다. 현재 케이블 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의 ‘썸&쌈’ 코너에 나오는 로맨틱맨, 과거 KBS 개그콘서트(개콘)에서 히트 친 ‘유상무상무’, 그리고 개그우먼 김지민의 옛 연인까지. 하지만 올해부터는 유상무에게 ‘CCM 가수’ ‘진실한 성도’라는 별칭이 붙어야 할 것 같다.

유상무는 지난 1월 CCM 데뷔 앨범 ‘잘못했어요’를 출시한 이후 지난달에는 2집 앨범 ‘얼마나’를 선보였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 멜론에 따르면 ‘얼마나’는 6월 27일 발매된 이후 첫 주(6월 30일∼7월 6일)에 CCM 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도 10위권을 오르내리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 인근에서 만난 유상무는 “세상에다 내 신앙과 관련한 솔직한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과 일촌을 맺고 싶다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었어요”라고 CCM 앨범 발매 취지를 설명했다.

유상무의 가사는 솔직함이 특징이다. ‘잘못했어요’에서 “사회생활하면서 사람들이 뭐라 할까봐 술 마시고 교회 안 간 것 잘못했어요. 주님 잘못했어요. 여자친구 만나 뽀뽀까지 다하고 헤어지자 한 것 잘못했어요…”라고 읊조린다. 가사가 자신의 삶을 그린 것이라고 고백하며 싱긋 웃는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는 기독청년이 몇 명이나 될까.

‘얼마나’는 솔직함을 살리되 주님에 대한 감정이입과 배려가 더욱 돋보인다. “우리 위해 죽임 당할 때 얼마나 아프셨을까. (못 박힌) 손 뿌리쳤을 때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는 아예 ‘얼마나’의 경우 영어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TV에서는 하나님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영어로 하면 방송을 탈 수 있기 때문이란다.

문득 그의 신앙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모태신앙인데 어릴적부터 제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면 하나님께서 저를 끌어다 제자리에 앉히곤 했습니다. 중·고교 때 교회 안 가려고 하니까 친한 친구가 저를 억지로 끌고 갔어요. 그중 한 명이 요새 개콘에서 뜨는 송준근이었습니다.”

유상무는 자신의 신앙을 잡아준 송준근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그의 개그계 데뷔를 도와주면서 빚을 갚았다. 유상무는 “준근이의 개그 작품을 제가 도와줬고 결국 합격하게 했습니다. 준근이에게 ‘네가 나를 하나님 앞에 잘 끌고 갔으니 개그 분야에서는 내가 잘 인도해주겠다’고 했죠.”

그가 CCM 앨범 못잖게 꿈꾸는 것은 바로 개그 성극이다. “제 달란트를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개그 성극이라고 봐요. 나중에 죽어서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살아서 잘못 많이 했는데 이것 하나는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하려구요(웃음).” 개그 성극에는 불신자도 보고 웃고 공감할 수 있는 가벼운 터치의 이야기를 담겠다는 등 이미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 기독 개그맨들과 어느 정도 공감대도 있는 만큼 ‘유상무표 개그 성극’이 펼쳐질 날이 멀지 않았다.

개그팀 ‘옹달샘’에서 함께 활약 중인 절친 유세윤과 장동민을 전도시키는 것도 그의 목표다. 지난해 경기도 일산의 한 교회에서 열린 송구영신 예배 때 이들을 처음 초대했지만 그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정이 남다른 만큼 이들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줘 주님을 영접하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그맨이 CCM 앨범을 낸 것은 관심 끌기 위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시각에 대해 그는 담담하게 토로했다. “솔직히 크리스천으로서 생활도 똑바로 안 하면서 무슨 그런 일을 하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았어요. 하지만 스스로 부끄러워도 신앙인이라면 자신의 달란트를 하나님께 바치는 게 맞는 일이라고 봅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