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맞아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무엇보다 해파리를 경계해야 한다. 바다에 해파리 개체수가 연중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가 바캉스 시즌과 겹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닷물엔 벌써부터 해파리떼가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다.
해파리는 많은 촉수를 가지고 있다. 촉수마다 독침이 든 자포가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회초리에 맞은 듯한 통증과 함께 물집이 잡히고, 가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해파리에 쏘였다고 곧바로 독이 퍼지는 것은 아니다. 3∼4분 정도 지난 뒤부터 독물이 나와 쏘인 부위에 물집이 잡히거나 헐고 진물이 나는 급성반응이 나타난다. 이어 좀더 시간이 지나면 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물놀이 중 해파리에 쏘였다고 생각될 때는 즉시 식초물이나 바닷물로 상처부위를 씻어낸 후 독이 퍼지기 전에 피부에 박힌 독침을 긁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해파리에 쏘인 부위를 수돗물, 생수 등 민물이나 알코올, 소독약 등으로 씻거나 닦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다량의 해파리 자포를 터트려 더 많은 독침에 노출되는 결과를 자초할 수 있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해파리 독은 산성에 약하므로 상처 부위를 산성이 강한 식초로 씻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며 “만약 식초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수돗물이나 생수 대신 아예 바닷물로 씻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해파리 독은 차가운 물이 닿으면 더 빨리 퍼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해파리 독으로 인한 호흡곤란,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는 즉시 해수욕장 안전요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가까운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증상에 따라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하며 세균감염 우려가 있을 때는 항생제를 처방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해파리에 쏘였을 땐 식초부터 찾으세요
입력 2014-07-28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