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제역 확산 반드시 막아야 한다

입력 2014-07-26 02:30
방역 당국이 지난 23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구제역 감염 의심 돼지 692마리 살처분을 완료하고 방역대책본부를 24시간 비상 가동하는 등 방역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25일 이번 구제역이 비교적 확산 가능성이 낮은 혈청형 ‘O’형인 데다 아직까지 추가 신고가 없어 구제역 위기경보 중 ‘심각’ ‘경계’에 이어 가장 낮은 ‘주의’ 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그러나 구제역 발생 농가 주인이 돼지의 이상 증세를 발견하고도 신고를 1주일가량 늦췄다는 의혹이 제기돼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미 방역망이 뚫려 구제역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전반적인 방역체계를 다시 수립해야 하는 등 심각한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이번 구제역은 우리에게 여러모로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무엇보다 한여름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깼다는 점은 방역 당국을 긴장케 한다. 구제역은 그간 겨울에 발생한 뒤 날씨가 풀리면 사라졌다. 이번에는 더운 동남아 지역에서 여행객 등을 통해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아 방역 당국이 유입 경로를 조사 중이지만 만에 하나 방역체계에 문제가 있는것으로 밝혀진다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평소 일부 농가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 시 고름이 생긴다는 이유로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요망된다.

3년3개월 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지난 5월 파리의 세계동물보건기구 총회에서 얻은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두 달여 만에 잃게 됐다는 것도 안타깝다. 당장 수출길이 막혀 타격을 입게 됐다. 축산농가들은 우리가 싫어하는 돼지 뒷다리 등을 수출해 농가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래저래 축산농가 피해가 클 것으로 돼 현명한 소비가 요구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냉장 과정이나 50도 이상 가열하면 죽는 만큼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엉뚱한 괴담이 퍼져 축산농가를 더욱 힘들게 만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