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사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전남 순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맞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100% 유병언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서 원장은 “부계, 모계, 형제간 (유전자) 비교 방법을 다 동원했고, 순천경찰서에서 보내온 뼈와 치아를 이용해 검사한 것과 시신의 신장, 치아, 단지(斷指) 상태 등을 모두 고려할 때 틀릴 확률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법의학을 25년 했는데 모든 인류학적 법의학적 증거가 일치해 틀릴 수 없다. 만약 이게 틀렸다면 유전자 감식은 폐기해야 할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 원장의 설명을 문답 형태로 재구성했다.
-경찰은 시신이 80% 백골화 상태라고 했는데.
“우선 용어 선택이 잘못됐다. 두개골이 보여서 그런 것 같은데 이건 백골 시신이 아니다. 백골화는 부패로 연조직이나 장기가 사라져 골격이 드러난 것이다. 이 시신은 얼굴 목 등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다른 부분은 다 근육이 붙어 있고 사지가 멀쩡하다시피 하다.”
-아주 짧은 기간에 심하게 부패했다.
“부패가 시작되면 그 냄새를 좋아하는 동물들이 파먹거나 해서 시신이 변형된다. 전문용어로 ‘사후손괴’라고 한다. 동물이 침투하기 쉬운 얼굴과 목 등에 주로 나타난다. 이 시신도 사후손괴로 봐야 하고 25년 경험상 유씨가 없어진 기간에 합당한 (훼손 상태의) 시신이다.”
-사망 시점을 추정할 수 있나.
“부패가 심할 때는 사후 경과 시간을 추정하기 어렵다. 간접 증거로 여러 현장을 고려해야 하는데 사진으로 확인하니까 구더기와 번데기가 있다는 정도만 파악됐다.”
-시신의 키가 생전의 유씨보다 크다는 말이 있다.
“국과수에서 정밀 기계로 측정한 결과 159.3㎝였다. 경찰이 파악한 키 160㎝와 거의 일치했다.”(경찰은 유씨 수배전단에 키를 165㎝로 밝혔다가 법무부 기록에 160㎝로 돼 있다며 정정했다)
-시신이 유씨 이복동생이라는 등 다른 사람이란 의혹이 있다.
“이복동생이라면 모계 유전자가 맞을 수 없다. 유씨를 치료했던 치과의사가 와서 확인했다. 우리가 시신 상태를 설명해주기 전에 그분이 ‘금니를 어디에 몇 개 했다’는 식으로 먼저 말한다. 그 치과기록이 시신과 100% 일치했다. 치아는 굉장히 정확하다. 단지 상태도 유씨 가족이 확인하고 갔다. 시신이 (다른 사람과) 바뀌었을 가능성은 없다.”
-사진에 나온 시신의 윗도리가 위로 젖혀져 있는데 누군가가 시신을 건드린 것인가.
“시신이 부패하면 복부가 팽창해 윗도리가 말려 올라갈 수 있다. 또 기온이 낮아 저체온증이 오면 뇌가 발한감을 느끼면서 무의식적으로 옷을 일부 벗는 ‘이상탈의’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국과수는 25일 오전 10시 유씨 시신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유병언 사망] 국과수 원장 “순천 변사체 100% 유병언이다”
입력 2014-07-25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