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군“부크 미사일 보유” 인정… 반군 지도자, 인터뷰서 밝혀

입력 2014-07-25 04:32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지도자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크 미사일을 반군이 보유했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반군 측은 그동안 부크 미사일 보유 사실을 부인해 왔다.

반군 보스토크 대대를 이끄는 알렉산드르 호다코프스키는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크 미사일 한 기가 루간스크에서 도네츠크로 옮겨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루간스크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피격돼 추락한 도네츠크 바로 옆에 있다. 이 두 지역의 친러 반군들은 지난 3월 각각 ‘루간스크인민공화국’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을 선포했다. 도네츠크 소속 반군 대대장인 호다코프스키는 최근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자 이고르 기르킨과 갈등을 빚어왔다.

호다코프스키는 러시아가 부크 미사일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면서도 “러시아가 두 지역에 대한 주도권을 사실상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이끄는 부대는 부크 미사일을 보유한 적이 없으며 다른 부대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은 호다코프스키의 발언에 반색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반군에 대한 무기 공급이 입증될수록 한층 강력한 제재를 러시아에 가할 수 있어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단계적으로 높일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2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격추된 정부군 전투기 2대 가운데 1대가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된 공대공 미사일을 맞은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재차 묻자 “정부군 전투기를 겨냥한 전투기는 반군이 빼내간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아니었다”며 “우리는 누가 부크 미사일을 반군에 공급했는지도 알고 있다”고 답해 러시아가 여객기 피격의 배후임을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