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규제혁파 체감할때까지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야 한다”

입력 2014-07-25 03:44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 ‘체감된다’고 할 때까지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2기 내각 경제팀에 각종 규제 혁파의 중요성을 강조한 얘기다. 박 대통령은 “투자할 의지와 자금이 있어도 투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나쁜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내수경기 회복, 규제 혁파, 경제체질 개선, 공공기관 개혁, 안전산업 육성 등 각 분야에서의 ‘혼을 담은 실천’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주저앉으면 우리 경제는 긴 침체의 터널로 빠져들 수 있다”며 위기상황임을 거듭 상기시켰다.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20분 넘게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거론됐던 TV드라마 속 이른바 ‘천송이 코트’의 해외 직접구매가 액티브X 문제 해결 지연으로 여전히 어렵다는 점도 콕 집어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실제 현장에선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며 “규제 개혁을 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고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돼 우스운 모습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혁신에 대해서는 “핵심 취지를 놓치고 부채 감축만 하겠다고 하면 가지치기로 끝나거나 대증요법같이 돼 진짜 고질병은 고치지 못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일선 현장의 보신주의에 대해서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 규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도 일선 금융기관의 보신주의가 해소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이어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사고만 안 나면 된다는 인식 때문에 리스크가 있는 대출이나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회의 내내 “물고 늘어져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달라붙어야 한다” 등 격정적인 어조로 새 경제팀을 독려했다. 규제 개혁→투자 활성화→일자리 창출→내수경제 회복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불합리한 규제 혁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기 경제팀에게 팀워크와 정책 조율도 주문했다. 회의는 예상보다 30분 이상 더 소요됐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휴가를 하루 더 가면 관광 지출이 1조4000억원 늘어난다”며 각 부처 장관들에게 솔선수범해서 여름휴가를 갈 것을 권유했다. 또 “영어에 ‘live and learn(사람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이 휴가 많이 가달라 부탁을 드리게 되는 날이 올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도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