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속리산中, 학생 수 두배 된 비결

입력 2014-07-25 03:13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 전국 첫 기숙형 중학교로 자리잡은 충북 보은 속리산중학교가 24일 동문 선배들을 초청, 진로 상담행사를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선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 만든 전국 첫 기숙형 공립중학교인 속리산중학교에서 24일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학생수가 50명 이하여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학교가 되살아 난 것을 계기로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이 모교를 찾아 어린 후배들에게 진로지도와 상담을 해줬다. 대학 총장, 언론인, 공무원, 금융인, 교사 등 졸업생 11명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로체험의 날’ 행사다.

2011년 3월 새로 문을 연 속리산중은 충북 보은군 삼승면의 옛 원남중이 있던 곳에 자리잡고 있다. 1970년 개교 했으나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 위기에 처했던 원남중을 비롯해 속리산 주변의 내북·속리중 등 3개 중학교가 합쳐져 개교했다.

개교 당시 학생수는 96명으로 출발했다. 교육당국과 지역 사회가 학교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 전교생을 수용하는 기숙사와 다목적 강당, 헬스장, 도서실, 영어전용교실, 인조 잔디 운동장 등 최신 시설을 갖췄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뒤 생활 스포츠, 요리교실, 꽃꽂이, 풍선아트, 한지공예 등 37개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기숙사, 급식, 교육활동비 등이 모두 무료여서 농민들이 대부분인 학부모들에게는 재정적인 부담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 전교생은 매주 월∼금요일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주말과 휴일은 각자 집에서 보낸 후 월요일 아침에 등교한다. 이런 노력 끝에 현재 이 학교 학생수는 170명으로 불어났다.

“기자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를 밝히는 멋진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3학년 학생인 전수정(16)양은 언론사 CEO인 한 선배의 강의를 듣고 장래희망으로 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선배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신뢰와 믿음을 주는 후배들이 되길 바란다”며 “좋은 교육여건을 갖춘 속리산중학교에서 좋은 인재들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행사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들의 강의를 선택해 들었다. 선배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며 진로와 직업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냈다. 직업을 택한 이유와 소감 등을 물으며 꿈과 희망을 키웠다.

김영미 교장은 “학생들이 분야별 전문가인 동문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감성과 지성의 균형 있는 신장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은=글·사진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