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영성] 말씀이 있는 자연 속으로

입력 2014-07-26 02:05
제주 방주교회
충청 성봉채플
강원 오크밸리교회
올 여름 휴가기간에는 영성이 살아 있는 쉼터로 가자. 세월호 참사 후유증 등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 1박2일이라도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고 하나님을 만나는 아주 특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엔 영육(靈肉)의 안식이 있다.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 숲 속을 달리는 바람의 발자국이 길 안내를 한다. 찬송을 흥얼거리다 자연을 묵상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절로 편안해질 것이다.

산 바다 계곡에서 지친 몸을 쉬게 하고, 작은 예배당에서 기도한다. 휴가지에서 가볼 만한 ‘아름다운 채플’ 12곳을 소개한다.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의 오크밸리교회, 충북 충주 수안보파크의 성봉채플, 제주도 서귀포의 방주교회이다. 이밖에 경기도 양평 십자수기도원, 경남 산청 에스라하우스, 강원도 태백 예수원 등도 끌리는 곳이다.

강원 오크밸리교회

오크밸리교회는 1100여만㎡ 푸른 잔디를 내려다보는 오크밸리리조트 안 산자락에 있다. 곳곳에는 신갈나무와 굴참나무 등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풀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첨탑에 종이 매달린 아담한 교회를 만날 수 있다. 수직과 직선이 강조된 고딕 양식이다. 창문은 채색 유리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져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재독작가 노은님이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창문에는 색동옷을 입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긴 목의 사슴이 나뭇가지 뿔을 단 모습이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매주일 오전 10시, 수요일 오후 7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27일 주일엔 이명희 침신대 교수가 설교한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2001년 세웠다.

충청 성봉채플

성봉채플은 365일 문이 열려 있다. 수안보파크호텔 옆에 있다. '말로 못하면 죽음으로'란 말을 남긴 기독교대한성결교단의 유명 부흥사 이성봉(1900∼65) 목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이 목사의 삼녀 이의숙 권사는 호텔을 운영하는 한국도자기 김동수 장로의 아내다. 입구는 반원, 벽면의 창문은 장원 아치 모양이다. 고딕 양식이지만 붉은 계열의 색깔이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준다.

설계자 심원석 가나건축 대표는 25일 "작고 아름다운 교회를 지으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매주일 오전 9시와 오후 3시 예배를 드린다. 27일 정인교 서울신대 교수, 다음 달 2일 이상직 호서대 명예교수, 10일 이덕식 충주 갈보리교회 목사가 예배를 인도할 예정이다.

제주 방주교회

물 위에 ‘방주’가 떠 있는 듯하다. 세계적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이 설계했다. 장방형 터에 물이 차 있고 철골 예배당이 있다. 지붕에는 구름이 비치고 햇빛이 반짝거린다. 그는 생전에 “조형은 자연의 바람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방주교회에는 현지 교인 300여명이 출석한다. 방주교회는 월요일·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12시, 오후 1∼4시 외부인에게 시설을 개방한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의 아름다움이 입소문나면서 비신자를 비롯한 관광객 수백 명이 매일 교회를 찾는다”며 “담임목사님은 관광차 제주를 찾은 크리스천이라면 교회를 둘러보신 뒤 구석구석에 있는 더 작은 교회에서 예배 드리면 제주 선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