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의 사망 원인과 직전 행적을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탐지견 2마리, 특공대 7명, 경찰관 42명 등 175명을 투입해 22일 오전부터 유씨의 이동경로를 역추적 중이다. 유씨 시신이 발견된 장소 주변에 루미놀 시약을 뿌려 혈흔 반응 검사를 했지만 혈액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아직 유씨가 타살됐다는 정황증거가 없다는 의미다.
경찰은 유씨의 예상 이동경로를 수색하며 유류품을 찾고 있다. 또 '숲속의 추억' 별장, 야망연수원, 송치재휴게소 식당에 대한 릴레이 압수수색을 펼쳐 스쿠알렌병, 육포, 천가방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 물품들은 시신 발견 장소에서도 나왔던 것들이다.
경찰은 23일 오후 별장 압수수색에서 유씨의 것으로 보이는 안경 2개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유씨가 안경도 쓰지 않고 황급히 도망쳤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고, 세 번째 안경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유씨의 시신 주변에서는 안경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유씨와 별장에서 함께 머물렀던 여비서 신모(33·구속)씨를 조사하기 위해 수사팀을 인천으로 급파했다. 경찰은 신씨를 상대로 유씨 행방에 대한 진술을 바꾼 경위와 유씨의 은신처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경찰은 유씨 사망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도 적극 해명했다. 안병갑 전남경찰청 수사과장과 최삼동 전남 순천경찰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유씨 시신이 단기간에 심하게 부패한 데 대해 "두엄(퇴비)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씨가 수북한 풀 위에서 누운 채 사망해 풀이 퇴비처럼 썩어들어가며 시신 주변이 더욱 습해져 부패가 빨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검 당시 시신의 목과 몸통이 분리돼 있어 타살설이 제기된 데 대해 "유씨 시신 발견 초기 사진을 보면 목과 몸통이 붙어 있었다.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목과 몸통이 분리된 것"이라고 했다. 유씨 신발을 '와시바(waschbar)'란 명품이라고 발표한 것도 "독일어로 '물세탁'을 뜻하는 단어를 착각해 잘못 발표했다"고 말했다.
순천=황인호 기자
[유병언 사망] 警, 死因·도피로 추적 안간힘
입력 2014-07-25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