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였다. 가족대책위 등 660여명은 전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정부합동분향소에서 1박2일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출발선언문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의 첫발이 바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임을 알리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행진"이라며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행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명시민체육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4일 오전 9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로 향했다. 손에는 '특혜가 아닌 진실을 원합니다'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 현수막을 들었다. 가슴과 등에 희생된 아들의 사진을 붙이고 행진에 참여한 아버지도 있었다. 폭우가 내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대부분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걸었다. 일부는 '진실규명'이라고 적힌 노란 우산을 펼쳐들었다. 이들이 지나는 길목마다 마주치는 시민들이 응원의 말을 건넸다.
서울 영등포를 거쳐 오후 1시30분쯤 국회에 도착한 가족대책위는 간단한 행사를 갖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어 마포대교와 서울역을 지나 오후 8시30분쯤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가족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문화제에 참여했다. 시낭송과 음악회에는 가수 김장훈 이승환, 시인 강은교 김기택, 피아니스트 권오준이 무대에 올랐다. 오후 10시쯤 광화문광장으로 가서 11일째 단식농성 중인 가족 대표들을 격려하며 행진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계와 종교계도 참사 100일을 추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의원단은 오후 12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시의회부터 국회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세월호 진상 규명에 유가족 참여 보장, 수사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위원회 구성, 책임자 처벌 및 국민 안전 보장책 마련 등을 담은 결의안을 발의했다. 천주교 서울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가톨릭회관 대강당에서 100일 추모 미사를 열었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도 희생자 추모행사가 열렸다. 진도군민대책위원회는 오후 2시 진도 팽목항 등대 일원에서 '100일의 기다림' 행사를 열고 묵념과 100개의 노란풍선 띄우기 등 추모 행사를 가졌다. 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등대에 실종자의 이름표를 붙였다. 진도군교회연합회도 오전 11시 팽목항 일원에서 '하늘나라 우체통'을 설치해 희생자의 애도 편지를 전달했다. 전수민 임지훈 기자, 진도=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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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다” 세월호 참사 100일 대행진
입력 2014-07-25 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