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3년3개월 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될지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바캉스 시즌과 추석 대목을 앞둔 때여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늘고 산지 출하량은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른 상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4일 기준 돼지고기 가격은 1㎏에 4712원으로 지난해(3894원) 대비 21.0% 올랐다.
농협유통 축산부 돈육팀 이영우 팀장은 24일 “4월부터 오르던 돼지고기 값이 지난주부터 내림세를 보였으나 구제역 발생으로 가격 동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구제역 발생 농가가 신고를 1주일 정도 늦췄다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요가 줄어들지만 수요 감소 속도보다 공급물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고기 공급량이 30% 이상 줄어들면서 돼지 지육 최고가는 1㎏에 8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2010년 ㎏당 최고가 5000원보다 60∼80% 오른 수준이었다.
국산 돼지고기 값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 수입 돼지고기 매출 비중이 30%대를 넘어섰다. 홈플러스는 지난 1∼21일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심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이 33.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대목 앞두고 구제역 날벼락 유통가 ‘돼지고기 파동’ 촉각
입력 2014-07-25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