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 수사를 한목소리로 질책하며 검·경의 수사 지휘부 문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회장을 장기간 검거하지 못한 검·경 수사 담당자와 지휘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이 순천 별장에 숨어 있다”는 진술을 수색 당시부터 확보하고도 최근까지 이를 숨겨온 사실과 유 전 회장 시신에 대한 ‘늑장 확인’ 때문이라는 게 박대출 대변인의 설명이다. 7·30 재·보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수사 실패’의 불똥이 박근혜정부 및 집권 여당으로 향할 것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9시간 동안 별장을 수색하면서 유 전 회장이 숨은 통나무벽도 몰랐다. 도대체 뭘 수색했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 역시 “현장에서 돈 가방을 발견한 것조차 (검찰이)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며 검·경 수사 공조에 대해 날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그곳 주민들은 (정부가 발표한 시점) 이전에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증언한다”며 “최초 신고자인 매실밭 주인이 오전 9시가 아닌 7시에 신고하려고 한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박근혜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총장 해임을 건의하고 법무부 장관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황 장관은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여러 의혹들을 확인해 진상을 밝히는 게 급선무”라고 답했다. 또 “국민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 전 회장의 신원 확인 과정을 “부실을 넘어서 무능 무개념 비협조 칸막이의 총집합체”라고 질타한 뒤 “도저히 대한민국 검·경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성한 경찰청장을 향해 “계속 직을 유지할지, 책임지고 물러날지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순천서장, 전남청장 등은 모두 직위해제를 했는데 왜 경찰청장이나 검찰총장은 직위해제가 안 되느냐”고 했다. 이 청장은 “이런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겠다”면서 사퇴 요구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유병언 부실 수사 검·경 지휘부 사퇴하라”
입력 2014-07-25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