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기독인 미사일·이슬람 위협에 이중고”

입력 2014-07-25 03:49

“가자지구에도 크리스천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두 가지 공격(fire)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스라엘 군의 미사일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박해입니다. 그렇게 47년을 살아왔습니다.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을 기억해주십시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2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침례교회를 담임했던 한나 마사드(54·사진) 목사가 24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크리스천은 이중으로 고통 받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자지구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속에 한배를 타고 있다”며 “이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공포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드 목사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크리스천은 1700명(400가정) 정도이다. 이들은 4세기에 세워진 그리스정교회를 비롯해 가톨릭교회와 가자침례교회의 신자들이다. 마사드 목사는 가자침례교회에서 1999년부터 12년 간 목회했다. 가자지구에는 4개의 기독교학교가 있으며 그중 하나는 복음주의 기독교학교다. 그의 아내가 대표로 있었던 팔레스타인성경공회도 존재했으나 이슬람 무장세력의 박해로 문을 닫았다.

마사드 목사는 “현재 이스라엘군은 역대 가장 강력한 무기로 팔레스타인을 제압하고 있다”며 “고성능 미사일을 민간인을 향해 발사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말했다. 24일은 이스라엘의 공습 17일째. 팔레스타인은 민간인을 포함해 700여명이 숨졌고 425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스라엘측은 32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다. 그는 “이팔 갈등의 근본 원인은 이스라엘의 점령 때문”이라며 “이후 시작된 갈등의 역사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을 살던 땅에서 떠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기독교인들은 팔레스타인에 기독교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며 “서안지구 기독교인까지 포함하면 이스라엘 거주 기독교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자의 크리스천들은 혼자가 아니라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으며 살아간다”며 “하루빨리 갈등이 종식되어 평화의 왕이신 예수께서 임하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가자가 고향인 마사드 목사는 베들레헴성경대학(B.A.)과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석박사(M.Div., Ph.D.) 학위를 받았다. 2006∼2007년 무장단체 하마스가 온건파인 파타당을 가자에서 몰아내면서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도 심해져 당시 교회 직원들이 납치·고문, 살해를 당하면서 가자를 떠나야 했다. 지금은 요르단 암만에서 이라크 난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목회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