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機 추락 人災 가능성

입력 2014-07-25 02:15
48명이 숨진 대만 국내선 여객기 비상착륙 사고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한 대만 펑후(澎湖)섬 일대는 과거에도 11차례의 항공사고가 일어난 지역으로 알려졌다.

대만 연합보는 펑후섬 마궁(馬公)공항 관제 및 기상기록 자료를 인용해 푸싱(復興)항공 소속 ATR-72 터보프롭기(편명 GE-222)가 23일 오후 비상착륙을 시도할 당시 악천후로 가시거리가 800피트(244m)에 불과해 착륙 시도에 부적합한 상황이었다고 24일 보도했다. 연합보는 당시 관제 정보에 ‘800+TSRA’라고 기록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800은 가시거리를 의미하고, +TSRA는 강한 뇌우 상태를 뜻한다.

이런 상황에도 관제 당국이 착륙 시도를 허가한 것은 기장이 착륙을 요구하면 날씨를 이유로 공항 당국이 착륙을 거절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사고 당시 기상 상황도 최악이었다. 강풍을 동반해 시간당 59㎜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천둥과 번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앙기상국은 “제10호 태풍 마트모가 지나간 직후지만 태풍 상황에 준하는 강풍이어서 착륙 시도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여객기는 선행 여객기의 착륙을 기다리며 공항 주변을 30여분간 선회하기도 했다. 사고기는 한 차례 착륙에 실패한 이후 이날 오후 7시6분쯤 활주로에서 1.8㎞ 떨어진 곳에서 관제탑으로부터 재착륙 시도 허가를 받은 뒤 연락이 끊겼다.

펑후섬 일대는 최근 40년 사이 11차례 비행기 사고가 발생해 300명에 가까운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항공사고 다발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당국은 블랙박스를 회수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고 관계기관에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국가주석도 “나와 대륙 인민들은 희생자들을 깊이 애도하고 그 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한다”는 뜻을 대만에 전했다고 관영 신화망(新華網)이 보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