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실망에서 희망으로

입력 2014-07-25 02:32

신앙생활을 하면서 각자 하나님께 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기대대로 응답이 되거나 안 되느냐에 따라 마음이 요동칩니다. 때로는 다른 이가 가진 복을 나도 받고 싶어서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런데 열심과는 무관하게 내가 원하는 일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얼굴에 근심과 슬픔이 가득한 채로 예루살렘을 떠나 25리 정도 떨어진 엠마오로 가는데 예수님이 나타나신 것입니다. 이들이 슬픈 이유는 21절에 기록되어 있듯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속량하고, 자기들의 조국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실 분이라고 믿었는데 이들이 기대하던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처형되고 설상가상으로 그분의 시신까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망하고 낙심한 상태로 머물러 있지 않고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과연 어떻게 이들이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즉 실망의 발걸음이 희망의 발걸음이 될 수 있었습니까.

첫 번째는 말씀에 대한 올바른 이해였습니다. 제자들은 말씀을 알았지만 잘못 알았습니다. 메시아가 오셔서 구원하실 것이라는 말씀은 알았어도 그 구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오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을 때 크게 실망하고,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들에게 주님은 ‘미련하고 선지자들의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하고 책망하십니다. 그리고 말씀을 다시 알려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성경을 볼 때 내가 보고 싶고, 은혜 받고 싶은 부분만 줄을 치며 읽지 마시고 성경의 모든 내용을 기도하면서 정확하게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삶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말씀을 깨우친 제자들에게 두 번째 사건이 등장하는데, 이 사건은 이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됩니다. 바로 예수님이 저녁 식사 때 떡을 나눠주며 축사하시는 순간입니다. 저녁 식사를 할 때 제자들은 비로소 주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실망에서 희망으로 갈 수 있는 비결은 여기 있습니다. 바로 주님을 만날 때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어디에 가야 만날 수 있습니까. 주님이 계신 곳은 어디입니까. 주님이 계신 곳에 가면 우리는 주님을 만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주님은 어느 곳에나 계십니다. 그 말은 우리가 주님을 만나는 장소는 어느 한정된 곳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주님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특별한 집회에서만 주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식사자리에서, 여러분의 일터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땀을 흘릴 때, 독서를 할 때, 남편을 위해 음식을 장만할 때, 집안 청소를 할 때, 밭에 나가 풀을 뽑을 때, 출근길에서, 주일에 교회에서, 봉사를 하면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영적 생활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 속에 함께하시는 주님을 보느냐, 못 보느냐에 따라 실망이냐 희망이냐의 기로에 있는 것입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실망하여 엠마오로 가지 마십시오. 단지 여러분 앞에 있는 말씀을 들어 읽으시고,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리고 매일 여러분의 생활 속에 이미 오신 주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남기훈 목사(강원 현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