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상사는 1978년 설립 후 지난 36년간 해외 유명 아웃도어 용품들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그동안 호상사가 국내에 들여온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는 50개 정도. 이와 함께 3000종이 넘는 독특한 아웃도어 용품들을 국내에 선보였다.
아웃도어 용품 수입업체가 몇 개 안 되는 국내 시장에서 호상사는 그 중 역사가 가장 길 뿐 아니라 여전히 건재하다. 이는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암벽등반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활발히 현장을 누비고 있는 김인호(63) 대표의 탁월한 안목 덕분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얼마 전 김 대표는 박기형(63) 호상사 전무, 등반 마니아 박원구(62)씨와 의기투합해 미국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종주에 도전장을 냈다. 존 뮤어 트레일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계곡부터 휘트니산(4418m)까지 이어진 트레킹 코스로 무려 358㎞에 달한다. 60대 3명이 도보와 캠핑만으로 다음 달 중순까지 약 25일에 걸쳐 전 코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번 종주 기획은 모두 박기형 전무에게서 나온 겁니다. 저는 그의 꼬드김에 넘어간 거고요. 하하. 물론 더 나이 먹기 전에 가보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기 때문에 혹한 거라고 할 수 있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짐 지고 야영하는 걸 즐겨왔기 때문에 체력은 문제없습니다. 동년배들끼리 뭉쳐 팀워크도 최고고요. 다만 무릎 때문에 걱정입니다. 한 달 동안 잘 버텨줘야 할 텐데요.”
최근 호상사는 미국 캠핑 용품 브랜드 ‘MSR’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에 ‘백패킹’ 열풍이 불며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풍부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김 대표의 안목이 주효했다는 평.
“글쎄요, 안목이라고 할 것까지 있나요? 산에 오래 다녔으니 필요한 장비를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있죠. 꾸준히 제품을 전개하다가 시대를 잘 만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국내에 정착시키지 못하고 실패한 브랜드도 많습니다.”
김 대표는 꾸준한 사업 유지 비결을 두고 안목 보다는 보수적인 경영 덕분이라고 겸양했다. 욕심 내지 않고 수준에 맞게 회사를 끌어 왔다는 것이다.
“IMF때 우리 같은 아웃도어 용품 수입 상사들이 참 많이 없어졌어요. 우리도 그땐 쉽지 않았지만 잘 넘어갈 수 있었던 건 욕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죠. 속된 말로 주제에 맞게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고요. 하고 싶은 건 많습니다. 여전히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도 많고요. 여러 사업을 구상 중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이번 존 뮤어 트레일 종주는 외부의 도움 없이 오롯이 세 사람의 힘으로 진행된다.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김 대표의 대답에는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동시에 실려 있었다.
윤성중 쿠키뉴스 기자 sjy@kukimedia.co.kr
[新아웃도어로드 CEO에게 길을 묻다] 김인호 ㈜호상사 대표
입력 2014-07-31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