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파의 이념 갈등, 대공황, 제1·2차 세계대전, 인종청소와 학살…. 수많은 사건이 20세기를 관통하지만 우리는 이를 너무나 쉽게 잊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과거가 되풀이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역사학자인 저자가 20세기 지식인들을 촘촘히 조명하고, 당시 국가의 역할을 평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에서 새로운 현상은 역사의 무시다. 모든 기념물과 모든 박물관을, 우리 안에 존경이나 후회, 슬픔, 자부심의 적절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킬 과거의 그 무엇을 속기법으로 기념하듯….”
저자는 21세기를 움직이는 토대들은 대부분 20세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고 20세기 정치 세계의 구성요소들은 모두 19세기에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세계. 빠르게 변하고 흘러가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과거에 대한 무지를 경고한다. 그는 다양한 주제의 글을 통해 역사와 미래를 함께 이야기한다.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저자가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 23편을 모았다. 그는 전후 유럽을 다룬 ‘포스트 워 1945∼2005’를 통해 알려졌고 2010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쓴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에서 불평등의 완화를 현시대 핵심 과제로 삼으라는 사회적 유언을 남겼다. 조행복 옮김.
김미나 기자
[손에 잡히는 책] 미래 집중 현대인에게 과거의 무지 경고
입력 2014-07-25 02:34